우리 삶의 시작은 신이 주신 생명이라는 선물을 몸에 이식하면서 부터이다생명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신으로부터 창조된 자연의 귀속물로서 무수한 세월 동안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현재의 모습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태초에 신의 진리를 통해 발현된 수 많은 생명들은 시간의 연속성 위에 진화와 도태의 과정을 겪는 동안 변화해 왔다.

작가에게 생명은 어떤 의미이고우주는 어떤 의미인가장경휘 작가는 우주를 생명의 출발점이자 근원으로 인식하는 근원을 탐구하는 작가이다우주는 "생성과 소멸순환"이라는 생명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하는 대상이다.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데서부터 작가의 작품은 시작된다.

생명과 우주는 순환의 상징으로서 우주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는다. 생명을 품고 소멸시키는 순환적 메커니즘의 상징으로 작용한다작가는 이를 관찰해서 생명과 우주의 밀접한 관계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작품에서 구현한다.

이는 단순한 미술 작품을 넘어서 생명과 우주에 관해 심오한 인문학적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은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며자연의 일부로서 예속된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삶과 본질에 대한 자기 성찰을 유도하며관객에게 삶의 일시성과 자연의 영속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장경휘 작가는 조그만 사각 프레임 안에 우주의 광활함을 담아내는 방식으로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이는 동양 수묵화의 여백의 미와 서양 추상화의 대담한 표현을 결합한 결과로서 작가가 추구하는 조형 언어이다.

동양의 여백의 미와 서양의 공간 구성이 철학적으로 융합하여 비움과 채움의 조화를 통해 작품에서 균형과 긴장감을 형성하고동양의 자연 중심적 사고와 서양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결합하여 작품에 심오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다리 역할을 하며문화 간 교류와 이해를 증진시키며철학적문화적 가치까지 더하게 된다.

동양 수묵화 특유의 담백함과 여백의 미를 유지하면서도서양 표현주의적 대담함과 추상적 색감을 결합한 표현 방식은 작품의 독창성을 부각시키며화선지를 기반으로 한 작품은 전통의 맥락을 이어가면서도다양한 색료와 재료를 사용하여 현대적 감각을 더하게 된다.

우주는 암흑의 공간으로 태양과 같은 일부의 빛을 발하는 행성에 의해 공간에 깊이를 아주 미약하게 가늠할 뿐이다장경휘 작가는 우주를 미지의 세계동경의 대상에서 실제화 시키고자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한다그 이유는 우리의 생명의 기원이 우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주는 생명과 에너지를 생산하는 살아있는 복합체로서의 생명 시작의 원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한 것이며작업의 중요한 상징물이자 경외로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장경휘 작가의 작품을 보면 우주의 순환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며작업을 이끄는 동기부여로서 탐구의 대상이 되고흩뿌려 있는 컬러의 향연은 생명의 씨앗을 만드는 생명의 에네르기가 된다자유분방한 컬러는 우연의 효과로서 자연스럽게 우주의 구성요소인 각 행성들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그 우연의 효과는 작가의 오랜 경험에 의해 탄생한 계획된 우연으로 즉흥과 계획의 복합적인 산물이다.

무한히 확장되는 어둠을 배경으로 빛이 비추어진 행성은 우주를 이루는 은하의 일부로서 생명의 근원이 된다어둠은 빛을 생성하고 빛은 어둠을 배경으로 드러나고 있다그 빛이 행성을 비출 때 생명도 살아난다.

우주는 보이지 않으나 무중력의 질서 속에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자기 괘도를 규칙적으로 돈다인체 또한 소우주라 일컫듯이 생명을 위한 각 기관이 소리 없는 질서 속에서 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의 삶 또한 공동체를 형성하며 집단을 이루는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룰(관습규범)이나 제도(규약)과 같은 질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우주 시리즈를 제작 하면서 우리의 삶에 생명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생명을 잉태하고탄생시키고소멸하는 일련의 순환적 기능을 우주는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극명한 대비를 준 인간과 자연의 형태의 크기를 볼 수 있다그것은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자연의 예속물임을 나타내고 있다.

자연의 부속물로서 찰나의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해 자기 성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2024.12.09.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학장 정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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